제5장 이해 자신이 이해한 것을 예를 들어 설명할 수 없으면 진짜 이해한 것이 아니다. ‐ 임마누엘 칸트 ‐
1. 이해란 무엇인가 ▪ 이해는 지능이 아니라 방법 이해의 사전적 정의는 사물의 본질과 내용 따위를 분별하거나 해석함이다. 사물의 본질과 내용이 특히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기호나 상징 같은 문자로 표현되었을 경우 그것을 이해하는 데는 지능보다 문자를 해석하는 방법이 더 중요하다. 글을 해석하는 방법을 모르면 아무리 지능이 높아도 지식을 이해할 수 없으며, 방법을 안다면 비록 지능이 43이어도 지식을 이해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 교과서의 이해는 결국 지능의 문제라기 보다 글을 읽고 해석하는 방법의 문제이다. ▪ 이해능력은 질적인 개념이 아니라 양적인 개념이다 이해능력이 부족하면 교과서를 다 이해하고 수험장에 갈 수 없다. 이해능력을 갖춰야 그것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이해능력이란 무엇인가? 수험생의 이해능력은 지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교과서에 있는 개념을 습득하는 양적 개념이다. 머리가 좋은 사람만이 어려운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해를 질적인 개념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식은 쉬운 지식이나 어려운 지식으로 구별하면 안 된다. 단지 이해를 위한 단계만 따져야 한다. 단계가 길고 복잡할수록 어렵게 느껴질 뿐이다. 일찍이 데카르트는 기하학은 하나의 공리에서 연역되어 나오는 것임을 깨달았다. 점에서 선이 나오고 선에서 면이 나온다. 아무리 어려운 수학도 결국 그 시작점은 점이다. 풀이과정이 칠판 하나를 가득 채우는 문제라도 문제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문제를 풀기 위해 필요한 개념들이 연역되는 과정이 단지 길어지는 것뿐이다. 따라서 연역되는 다음 과정만 생각하고 문제를 풀어가면 언젠가 문제풀이의 마지막에 도달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는다. 이러한 확신은 데카르트에게 세상에서 이해하지 못할 지식은 없다는 생각을 갖게 하며 “누군가 이해했다면 내가 이해하지 못할 지식은 없다”는 선언을 하게한다. 지식은 이해하는데 필요한 연역의 단계를 따져야지 쉽다거나 어렵다로 구별해서는 안된다. 연역의 단계가 짧으면 쉽게 느껴지고 연역의 단계가 길면 어렵게 느껴지게 된다. 이것이 지식의 이해는 질적인 개념이 아니라 양적인 개념으로 다루어야 하는 이유이다. 최상위권 수험생과 하위권 수험생은 지식 하나를 이해하는 능력에는 차이가 없다. 차이란 일 주일간 배운 교과목의 개념, 1년 동안 배운 교과목 개념 중 몇 개를 습득하느냐에 대한 양의 개념이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 차이는 커진다. 중학교 국어과목을 보자. 학생들은 보통 일 주일에 3시간을 수업한다. 3시간의 수업시간 중 배우게 되는 새로운 개념은 단원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략 10~20여 개 정도이다. 그 10~20여개를 일 주일 동안 습득하는 능력이 수험생의 이해능력이다. 새로 배운 개념 20여 개를 수업시간에 아무리 잘 이해했어도 1주일 뒤에 하나도 설명할 수 없다면 이해능력이 부족한 것이다. 이것이 수험공부와 지능테스트가 다른 점이다. 이해능력이 부족한 수험생들은 20여 개 중 하나도 습득하지 못할 것이며 이해능력이 뛰어난 수험생은 20여 개를 완전히 습득할 것이다. 이해력을 결정하는 개념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일주일 동안 몇 개의 개념을 배우는지를 보기 위해 중학교 1학년 1학기 첫 단원에서 배우는 교과서 개념을 요약했다. 1단원에서 어떤 개념들을 익혀야 하는지 그리고 한 단원에서 배우는 개념의 숫자가 얼마나 되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 과목별로 익혀야 하는 개념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국어 시, 운율, 자유시, 서정시, 민요적, 애상적, 음수율, 음보, 시적 상황, 화자의 정서, 주제의식, 시각적 심상, 의인법, 의태어, 비유, 성찰, 상징, 시구, 정서변화, 원관념, 보조관념, 추상적 개념, 은유, 직유, 대유법, 관습적 표현, 문법, 시어, 수미상관, 관습적 상징, 개인적 상징, 원형적 상징, 대조적 의미, 대칭구조, 중심소재, 소외, 내적 갈등 (37개) <중학교 1학년, 국어1단원, 아름다운 표현, ‘시와 운율’, 비유와 상징> 수학 소인수분해, 거듭제곱, 밑, 지수, 소수, 합성수, 자연수, 약수, 최대공약수, 최대공약수의 성질, 서로소, 최소공배수, 최소공배수의 성질, 공배수, 공약수, 홀수, 짝수 (17개) <중학교1학년, 수학1단원, 자연수의 성질, 소인수분해> 과학 과학, 자연현상, 탐구, 원리, 법칙,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힘, 운동, 에너지, 바이러스, 박테리아, 환경파괴, 과학만능주의, 물질만능주의, 문제인식, 가설설정, 탐구설계, 자료해석, 일반화 (22개) <중학교1학년, 과학 1단원, 과학이란> 사회 지리적 위치, 수리적 위치, 관계적 위치, 대륙, 해양, 인도양, 대서양, 위도, 경도, 위선, 경선, 랜드마크, 주소, 적도, 북극, 남극, 본초자오선, 행정구역, 서경, 동경, 서반구, 열대, 온대, 냉대, 한대, 저위도, 중위도, 고위도, 백야, 극야, 자전축, 자전, 표준시, 시차, 날짜 변경선, 기호, 축척, 방위, 등고선, 지표, GIS, GPS (43개) <중학교1학년, 사회1단원, 내가 사는 세계, ‘다양한 위치 표현’, ‘위도와 경도에 따른 계절차와 시간차’, 생활 속의 다양한 지리 정보’> 도덕 욕구, 당위, 욕망, 예절, 도덕, 사회규범, 도덕, 법, 양심, 가책, 선, 악, 선천설, 후천설, 삶의 목적, 물질적 가치, 정신적 가치, 행복, 객관적 조건, 주관적 조건, 감각적 즐거움, 정신적 즐거움, 자아실현, 선한 삶, 도덕적 성품, 인의예지, 인격, 4덕, 4단(29개) <중학교1학년, 도덕 1단원, 나의 삶과 도덕, ‘도덕적 의미’, ‘삶의 목적과 도덕’> 중학교 1학년 학생이 1학기 중간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서는 위의 개념을 철저히 이해하고 암기해야 한다. 최상위권 학생은 수업시간에 배운 개념을 수업이 끝난 후에 철저히 익히기 때문에 배운 개념을 설명하라고 하면 각각의 개념에 맞는 올바른 설명을 한다. 그러나 하위권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배운 수십 개의 개념 중 단 한 개도 설명을 제대로 못한다. 학생들이 자신의 이해력이 어떤지를 확인해보길 원하면 위에 나오는 개념을 하나씩 설명해 보면 알 수 있다. 중학교 1학년이 위의 개념을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으면 고학년이 되어도 교과서를 이해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 수업시간에 배운 개념을 잘 설명할 수 있다면 공부하는데 필요한 이해력을 갖춘 것이다. 반대로 배운 개념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면 상급학년에 올라가서도 지금처럼 배운 개념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게 된다. 공부에 필요한 이해력이 부족하다는 증거이다. 수험공부에 필요한 이해능력은 단순히 수업시간에 교사가 개별 개념을 설명했을 때 설명한 내용을 이해하느냐 못하느냐가 아니다. 가르치는 사람이 반드시 이해를 시키겠다고 다짐하며 가르치고 배우는 사람도 꼭 이해를 하겠다고 각오하고 배우면 이해하지 못할 지식은 없기 때문이다. 수험공부에서 이해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일주일 동안 새롭게 배운 개념을 습득하는 숫자를 늘려야 한다. 하위권 학생들은 수업만 많이 듣지 새로 배우는 개념을 전혀 익히지 않는다. 새롭게 배우는 개념을 익히지 않는 공부는 지식의 관람이나 관광이지 진정한 공부라 할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수업만 많이 듣고 수업내용을 익히지 않는 학생들은 지식의 관람자이자 관광객이다. 이해능력이 향상되지 않으면 정작 시험에 필요한 교과서의 모든 개념을 다 익히지 못하고 수험장에 갈 수 밖에 없다. 이해능력에도 등급이 있다. 일주일 동안 배운 새로운 개념을 모두 익히면 1등급, 하나도 익히지 못했다면 9등급임을 명심하라. 2. 수험공부는 무엇을 이해하는가 이해의 방법을 배우기에 앞서 교과서에서 무엇을 이해해야 하는지, 이해의 대상에 대해 먼저 알아보자. 수험생들이 공부하면서 이해해야 하는 것은 교과서에 실린 지식이다. 교과서 지식만 잘 이해하면 공부에 문제가 없다. 교과서 지식을 세부적으로 분석하면 다음의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 | | | 사실적 지식/ 가치적 지식/ 개념적 지식/ 원리나 법칙적 지식 | | | | |
이해를 돕기 위하여 각각의 지식이 교과서에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살펴보자. [사실적 지식] 사실의 사전적 정의는 ‘실제로 발생했던 일이나 현재에 있는 일’이다. 사실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주장이나 의견이 있다. 논리적 사고에서는 사실을 주장이나 의견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쓰고 있다. 사실과 의견이 어떻게 다르며 문제에서 어떻게 다루어지는지는 7장 <문제해결>의 장에서 살펴볼 것이다. 사실적 정보는 교과목별로 다양하게 서술되고 있다. 특히 가치나 의견을 다루는 사회나 도덕과목과 달리 가치가 개입되지 않는 순수과학의 학문에서 사실정보를 많이 다루고 있다. 교과서 서술의 예 | | | | ∙ 삼국의 통일은 676년에 이루어졌다. (역사적 사실) ∙ 한라산은 제주도에 있다. (지리적 사실) ∙ 사람의 뇌는 수많은 뉴런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뇌는 대뇌, 소뇌, 간뇌, 중간뇌 및 연수로 구분되며, 각각 하는 일이 다르다. (과학적 사실) | | | | |
[가치적 지식] 가치란 서로 비교되는 대상 중에서 어느 한쪽이 더 낫다는 판단을 담고 있는 생각이다. 어떠한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당위나 규범도 가치를 포함하고 있다. 그래서 도덕이나 윤리, 사회와 같은 학문이 가치를 주로 다루고 있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도 가치적 판단에서 나온 도덕적 규범이다. 어느 것이 더 나은지를 판단하는 가치적 판단은 생각하는 사람에 따라 서로 상반된 주장을 할 수 있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지켜야 하는 도덕, 윤리와 법률은 공동체의 합의를 필요로 한다. 가치’와 비교되는 개념으로는 앞에서 본 ‘사실’이다. 사실은 있는 그대로를 진술하는 것이지 그것이 올바른지 아닌지는 판단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가치와 구별된다. 교과서 서술의 예 | | | | ∙ 반성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 (도덕적 가치) ∙ 언제 어디서나 옳으며 누구나 항상 지켜야 하는 보편적 도덕 법칙에 따라 생활하라. (도덕적 가치) | | | | |
[개념적 지식] 개념이란 하나의 사물을 나타내는 여러 관념 속에서 공통적이고 일반적인 요소를 추출하고 종합하여 얻은 관념을 말한다. 좀더 쉽게 설명하면 어떤 단어가 갖고 있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모든 단어는 고유한 의미가 있다. 특히 전문용어라 말하는 단어가 갖는 의미를 개념이라고 한다. 교과서에는 지식과 관련한 무수한 개념어가 존재한다. 그래서 교과서는 개념을 담고 있는 보물상자이다. 교과서 서술의 예 | | | | ∙방정식: 미지수의 값에 따라 참이 되기도 하고 거짓이 되기도 하는 등식 ∙전류: 전하가 도선을 따라 흐르는 현상 ∙추론: 알려진 생각이나 주제를 근거로 삼아 새로운 판단이나 결론을 이끌어 내는 것. | | | | |
[원리 및 법칙] 원리는 사물이나 현상의 근본이 되는 이치를 말한다. 어떤 현상이 반복되어 일어나는 곳에는 원리나 법칙이 존재한다. 원리를 발견하는 일은 대개 천재들의 몫이기도 하다. 자연 속에서 원리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관찰력, 집중력, 끈기, 통찰력 등이 필요하다. 그래서 교과서에는 천재들이 발견한 많은 원리들이 실려 있다. 교과서 서술의 예 | | | | ∙옴의 법칙: 전류의 세기는 전압에 비례하고, 저항에 반비례한다. ∙뉴턴의 운동의 법칙(관성의 법칙, 가속도의 법칙, 작용‐반작용의 법칙)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특수상대성 윈리, 일반상대성 원리) | | | | |
수험생이 이해와 관련해서 가장 신경 써서 공부해야 하는 것은 개념적 지식이다. 문장 속에 포함된 어휘의 개념을 모르면 문장을 이해할 수 없고 관련 문제도 풀 수 없다. 원리나 법칙도 대개는 개념어로 설명되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습자는 매 단원마다 배우는 새로운 개념을 철저히 익혀야 한다. 3. 지식을 어떻게 이해하는가 ▪ 개념학습 교과서와 동화책은 목적과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읽는 방법이 달라야 한다고 했다. 수험생들이 교과서를 읽고도 이해를 못하는 이유는 교과서를 읽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개념의 습득이 교과서 이해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교과서 지문을 통하여 살펴보자. [예문 1] | | | | 우리 나라 경제는 세계 여러 나라와의 경쟁과 협력 속에서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우리 나라 경제가 성장하게 된 원인과 앞으로 경제 발전을 위해 우리가 하여야 할 일을 알아보자. <초등학교5학년, 사회, 세계로 뻗어 가는 우리 경제> | | | | |
[예문 2] | | | | 근대 민주 정치는 시민혁명을 거치면서 수립되었다. 시민혁명을 주도한 것은 상공업을 통해 부를 축적한 상공업자들이었다. 상공업자들은 계몽사상과 사회계약설 등의 영향을 받아 군주의 절대 권력에 저항하였다. <중학교, 사회, 근대 민주정치와 시민혁명> | | | | |
교과서의 어휘 중 특별한 개념을 내포하고 있는 단어를 학술용어나 전문용어라 한다. 지식적 개념을 내포하고 있는 글을 읽고 해석하는 경우는 소설을 읽고 이해할 때와는 달리 독자의 자유로운 상상을 허용하지 않는다. 책을 읽을 때 자유로운 상상력을 허용하지 않으면 두 다리를 묶고 달리는 사람처럼 불편하다. 교과서 독서에서 자유로운 상상력을 허용하지 않는 이유는 글을 읽는 사람마다 서로 다르게 해석되지 않기 위해서다. “1+1”의 값이 동네마다 다르고 나라마다 다르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래서 교과서를 읽고 해석할 때는 그 문자나 기호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의미인 ‘정의 또는 개념’을 적용해서 글을 해석해야만 한다. 지식의 해석은 엄격한 규율성을 갖는다. 특히 자연과학 분야에서 이런 원칙은 더욱 철저하다. 교과서의 해석은 오직 정의와 개념의 약속이 있을 뿐이다. [예문 1]의 문장을 해석해보자. 이 문장은 초등학교 5학년 사회교과서에 실려 있다. 이 문장에는 주제와 관련된 전문 용어가 나온다. ‘세계’나 ‘경제’라는 용어가 그것이다. 세계나 경제라는 말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교과서를 읽으면서 정확한 해석을 하려면 ‘세계’와 ‘경제’의 정확한 정의나 개념을 알고 있어야 한다. 어떤 단어의 정확한 정의나 개념을 알고 있다는 것은 곧 그 개념을 말로서 설명할 수 있다는 것과 같다. 특히 설명은 피정의항이 정의항에 쓰이면 안 된다는 정의의 원칙에 맞게, 설명하려는 단어가 절대 설명하는 말에 사용되면 안 된다. 이제 ‘세계’와 ‘경제’의 의미를 세계라는 단어와 경제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말고 설명을 해보자. | | | | 잘못된 정의: 세계는 세계다 (×) (피정의항) (정의항) | | | | |
강의장에서 청중들에게 ‘세계’와 ‘경제’의 정의를 물어보면 올바르게 설명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동화나 소설이 아니라 교과서를 읽고 이해하는 경우는 교과서에 사용된 단어의 의미를 학문적 정의와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글을 읽을 줄 아는 것이지 글의 내용을 이해했다고 할 수 없다. 이렇게 문장 속에 포함된 개념을 정확히 익히면서 책을 읽는 것을 ‘개념학습’이라 한다. ‘세계’의 뜻을 사전에서 찾으면 ‘지구상의 모든 나라’로 나와 있다. 경제의 학문적 개념은 ‘인간이 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재화나 용역을 생산, 분배, 소비하는 모든 활동’으로 나와 있다. 즉 재화나 용역이라는 하위개념까지도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경제를 학문적으로 이해했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문자로 표현된 지식을 이해하는 일은 모임에서 불편한 상황을 분위기로 알아채는 눈치와는 다르다. 글을 읽고 이해하는 일은 문자와 관련한 높은 수준의 정신활동이다. 지식은 눈치와 분위기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언어와 문자를 통해 드러날 뿐이다. 초등학교 5학년 사회 교과서이지만 교과서 문장을 학문적으로 이해하기위해서는 ‘세계’나 ‘경제’와 같은 개별단어의 개념을 먼저 알고 있어야 한다. 이제 수준을 조금 높여 중학교 사회교과서의 [예문 2]를 보자. 중학교 사회책의 일부이지만 이런 정도의 서술이면 고등학교나 대학전공서적의 서술과 비교해도 그 수준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앞에서도 지적했지만 교과서의 어휘는 학년이 낮다고 수준이 떨어지지 않는다. 학년에 맞게 이해시키는 수준을 정할 뿐이다. 이런 글을 읽고 그 의미를 정확히 해석할 수 있다면 이미 지식독서의 기본이 닦여져 있는 학습자라 할 수 있다. 이 글을 읽고 올바로 이해했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글에 사용된 단어를 재사용하지 않고 이 글의 의미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첫 번째 문장, ‘근대 민주 정치는 시민 혁명을 거치면서 수립되었다’라는 문장의 의미를 설명할 때 문장 안에 표현된 ‘근대ㆍ민주ㆍ정치ㆍ시민혁명’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 | | | 근대 민주 정치는 시민혁명을 거치면서 수립되었다. | | | | |
대부분의 학생들은 위의 글을 읽으면서 머리에 들어오는 생각만으로 대충 해석을 하고 넘어간다. 그리고 그렇게 해석한 내용을 스스로 이해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교과서의 정확한 이해는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 학문연구를 통해 자신만의 특별한 업적을 남긴 학자가 왜 그렇게 적은지 생각해보라. 지식이 아무렇게나 대충 이해하는 것이라면 이 세상에 뉴턴과 아인슈타인이 되지 못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지식의 특성은 정확하고 분명한 것에 있다. 학자들은 글의 해석에 토씨 하나를 따지고, 과학과 수학에서는 아주 적은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다. 이런 지식과 학문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면 왜 모든 글의 해석을 그렇게 딱딱하고 엄격하게 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게 된다. ▪ 개념 풀어쓰기 위의 글을 학문적으로 엄격하게 해석한 모범답안을 보여주겠다. 물론 여기서는 교과서의 의미를 정확하게 해석하되 교과서에서 사용한 대표적 단어를 하나도 사용하지 않고 해석했다. 이렇게 교과서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단어의 고유한 정의와 개념만을 사용하여 뜻을 해석하는 것을 ‘개념 풀어쓰기’라 한다. | | | | 개념 풀어쓰기 예시문 [교과서 원문] “근대 민주 정치는 시민혁명을 거치면서 수립되었다.” [개념어] 근대 / 민주 / 정치 / 시민혁명 [개념풀어쓰기] 17~20세기 초까지 왕이나 특정계층이 아닌 다수의 민중이 국가를 다스리기 위한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는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은 영국의 명예혁명(1688), 미국의 독립혁명(1776), 프랑스대혁명(1789)을 주도한 상공업자들이었다. 상공업자들은 17,18세기에 유럽과 신세계를 휩쓴 정치, 사회, 철학, 과학 이론 등에서 광범위하게 일어난 사회 진보적, 지적 사상운동에 영향을 받았는데 그 영향은 교회의 미신적인 면과 독단적인 해석에 대해 반란이었다. 그들은 실제적인 도덕을 지향하였으며 형이상학보다는 상식ㆍ경험ㆍ과학을, 권위주의보다는 개인의 자유를, 특권보다는 평등한 권리와 교육을 지향하였다. 이들의 생각은 인간은 이성으로 적법성을 판단 할 수 있으며, 이성은 권위의 요소이자 권위를 판단하는 기준이라 생각했으며, 이성은 인간과 세계의 보편적 원리나 자명한 법칙을 발견할 수 있게 했으며 진보를 확신했다. 또한 이들은 시민과 국가 사이의 책임과 권리에 관해 국가 내부에서 통용되는 암묵적 동의로, 또는 좀 더 폭넓게는 그룹과 그 구성원 사이, 또는 개개인들 사이의 계약이라고 생각했으며, 이러한 사상을 기초한 인물로는 토마스 홉스, 존 로크, 장 자크 루소와 같은 인물이 있다. 17세기 시민들의 이러한 생각의 진화는 결국 중세를 지배했던 군주의 절대 권력에 저항하는 민중의 사상적 신념을 낳게 되었다. <위키피아 참조> | | | | |
위에서 보여준 개념 풀어쓰기에는 교과서에 사용된 근대, 민주, 정치, 시민혁명이라는 개념어를 하나도 사용하지 않으면서 저자가 나타내려는 의미를 설명했다. 개념 풀어쓰기에 사용된 개념어를 조사하면 다음과 같다. | | | | 근대/ 민주/ 정치/ 시민혁명(계몽사상, 사회계약설) | | | | |
대부분의 학생들은 ‘근대 민주 정치’를 읽으면서 근대의 기간이 정확하게 언제인지를 생각하지 않는다. 교과서에 근대의 정확한 연대가 필요 없다면 굳이 민주정치 앞에 근대를 붙일 이유가 없다. 교과서의 글은 정확하게 근대시대의 민주정치를 설명하는 글이다. 근대가 나타내는 기간이 언제인지를 알아야 그걸 통해서 저자의 생각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 풀어쓰기에서 보듯이 근대란 대략 17C에서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인 20세기 초까지를 말한다. 물론 근대의 정확한 연대에 대해서는 역사학자마다 의견 차이는 있다. 하지만 교과서는 보편적 이론과 다수설을 따르고 있기에 가장 보편적인 학설을 따라 이해하면 틀리지 않는다. 그래서 근대는 17세기에서 20세기 초로 해석한다. 근대의 시대를 알았다면 그 다음으로 민주와 정치의 개념을 해석해보자. 민주와 정치라는 개념도 많이 사용되는 개념이지만 막상 그 개념을 정확하게 풀어 쓰려면 쉽지 않다. 여기서는 민주를 ‘특정계층이 아닌 다수의 민중이 국가를 다스리는 형태’로 풀어 해석했다. 민주의 가장 고전적인 해석이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교과서에 기술된 정치의 개념은 좁게는 국가통치를 위한 권력의 획득이며 넓게는 갈등의 조정이라 할 수 있다. 시민혁명을 보자. 시민혁명이란 봉건 사회에서 근대 자본주의 사회로의 이행 과정에서 새로 출현한 시민 계급이 주체가 되어 자본주의 사회 체제를 세운 혁명을 말한다. 하지만 시민혁명을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민혁명이라는 용어가 나오게 된 세계의 3대 시민혁명을 알아야 한다. 3대 시민혁명이란 영국의 명예혁명, 미국의 독립혁명, 프랑스대혁명을 말한다. 교과서에는 또 계몽사상과 사회계약설이 나와있다. 마찬가지로 계몽사상의 주요이념과 사회계약설도 문장의 맥락에 따라 이해해야 하는 범위와 깊이가 결정된다. 이 문장을 해석하면서 로크, 홉스, 루소의 사상까지 이해할 수 있다면 보다 완벽한 이해가 가능하다. 교과서에서는 “근대 민주 정치는 시민혁명을 거치면서 수립되었다.”는 단 한 문장의 서술이지만 이 글을 완벽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설명된 단어의 개념과 배경까지 알아야 깊이 있는 이해가 가능한 것이다. 이것이 지식독서의 올바른 방법이다. 공부는 절대 수동적으로 끌려가는 것으로는 완성할 수 없다. 교사가 책에 나오는 모든 개념을 설명할 수는 없다. 이미 배운 개념도 있고 앞으로 배울 개념도 있기 때문이다. 교사가 설명을 생략했다 하더라도 스스로 이해에 필요한 개념을 찾아 그 의미를 이해하며 공부하는 자세와 태도가 학문과 수험을 완성하는 학습자의 올바른 자세이다. 대다수의 수험생들은 글을 읽으려고만 하지 글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단어의 뜻이나 개념을 일일이 사전과 참고서를 찾아서 확인하는 것이 귀찮기 때문이다. 중하위권 수험생 중에 책을 읽으면서 이해를 하지 못하는 개념을 철저히 확인하며 독서를 하는 학생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것이 우리 교육에서 ‘공부의 기본’이 사라진 증거이다. 공부를 잘하는 특별한 방법은 원래 없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 태어난 사람도 원래 없다. 공부를 잘하는 것은 공부의 기본을 지키는 것에서 나온다. 개념학습과 풀어쓰기야 말로 인류의 공동 유산인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드는 유일한 길이다. 개념학습이나 풀어쓰기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공부방법이다.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다. 개념을 철저하게 익히는 공부를 해보지 않은 수험생들은 이런 번거로운 공부방법에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지식을 이해하는 올바른 방법을 알게 되었어도 과정이 어렵고 힘들면 실천이 어렵다. 그러다 보니 개념학습과 풀어쓰기를 공부에 적용하는 것에 대해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수험생들이 있다. 강의장에서 학생들에게 개념학습과 풀어쓰기의 방법을 설명하면 정말 그렇게 공부한 사람들이 있는지 의혹의 눈초리로 물어온다. 그럴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학생들의 호기심을 채워주고 그들에게 개념학습과 풀어쓰기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다른 학습자들이 개념학습을 어떻게 해왔는지를 보여줄 수밖에 없다. 4. 천재들은 어떻게 공부했는가 ▪ 헤겔, 개념을 정리하며 학문을 완성하다 독일 관념철학의 완성자로 불리는 헤겔(1770~1831)은 인류의 사상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인물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변증법의 사유를 통하여 그동안의 이분적 사유방법에 이의를 제기하고 정반합을 통해 세계의 진보적 사상의 토대를 놓은 인물이다. 독일의 자랑이라 할 수 있는 헤겔은 어떻게 공부를 했기에 이런 놀라운 학문적 업적을 남길 수 있었을까. 다음은 강의장에서 헤겔의 강의를 직접 들었던 카를 로렌크란츠의 눈에 비친 헤겔의 공부방법이다. 헤겔은 종이를 한 장 준비했다. 그리고 그 종이의 맨 위에는 일반적인 개념의 주제를 크게 썼다. 그리고 그 밑에 깨알같이 관련된 개별적인 세부 내용을 적었다. 한 페이지 한 개념의 방식으로 그는 개념들을 스스로 정리한 것이다. 그리고는 그 종이의 윗부분 중앙에 매우 큰 글씨로 주제어를 썼다. 이렇게 하고나서는 그 종이들을 키워드의 알파벳순으로 정리했다. 이러한 간결한 정리 덕분에 그는 자신이 필요한 내용을 언제든지 찾아내서 이용할 수 있었다. 이사를 할 때도 헤겔은 자신의 교양의 터전이 되는 이 자료를 항상 보존했다. G. 비더만 지음, 강대석 옮김, <헤겔> 지식이란 곧 개념이다. 공부를 한다는 것은 곧 개념을 익히는 일이다. 지식을 대표하는 원리나 법칙도 결국 하나의 개념으로부터 확장되며 개념을 통해서 원리가 설명된다. 지식이 곧 개념이고 개념이 곧 지식이라는 것을 알면, 헤겔이 왜 노트에 개념을 정리했는지 물어볼 필요가 없다. 헤겔이야 말로 지식이 무엇인지, 그리고 지식을 어떻게 확장하는지를 아는 인물이었다. 우리는 헤겔이 공부한 방법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개념학습의 중요성을 엿볼 수 있었지만, 지식의 본질과 학습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면 굳이 헤겔의 노트를 뒤져볼 필요가 없을 것이다. ▪ 비트겐슈타인, 학생들에게 개념노트를 작성케하고 사전활용법을 알려주다 루트비히 요제프 요한 비트겐슈타인(Ludwig Josef Johann Wittgenstein, 1889 ~ 1951)은 오스트리아와 영국에서 활동한 철학자로서, 논리학ㆍ수학ㆍ철학ㆍ심리 철학ㆍ언어 철학 등 다양한 분야에 업적을 남긴 인물이다. 공학도로서 그는 제트엔진에 관한 특허도 가지고 있는 다재다능한 인물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철학자로 손꼽는다. 철학자로서 비트켄슈타인은 수천 년 동안 인류의 사상을 이끌어왔던 철학을 해체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이 세상에 가장 똑똑하다고 자부하는 인간들의 정신적 놀이터를 한 순간에 없애버린 그의 놀라운 사유능력은 어디에서 온 것이었을까? 비트겐슈타인과 관련한 일화를 통해 알아보자. 1929년 영국 캠브리지 기차역에는 당대의 지식인들이 한 사람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그 중에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케인즈(John Maynard Keynes, 1883~1946)도 있었는데 그날의 주인공을 맞이하기 위해서였다. 케인즈는 당시의 상황을 자신의 아내 리디아 로포고아에게 편지를 통해 전했는데 “신이 강림하셨다”는 표현을 주저 없이 썼다. 케인즈가 말한 신(神)이 바로 비트겐슈타인이었다. 당대의 가장 유명한 철학자인 비트겐슈타인은 왜 영국 지식인들의 환영을 받으며 캠브리지에 돌아와야 했을까? 거기에는 또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다. 비트겐슈타인은 그가 얻은 명성으로 대학에서 교수자리를 제안 받는다. 하지만 그는 영국에서의 대학교수직을 포기하고 오스트리아 시골의 한 초등학교 교사로 자원해 간다. 시골의 초등학교에서 그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그의 교육방식을 이해하지 못한 부모들과의 갈등으로 결국 학교에서 쫓겨난다. 영국의 지성들이 비트겐슈타인을 보러 캠브리지 역에 몰려든 그 날이 바로 초등학교에서 쫓겨난 비트겐슈타인이 오랜 외유생활을 마치고 캠브리지대학으로 돌아오는 날이었다. 비트겐슈타인은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쳤을까? 비트겐슈타인은 일반적인 지도서를 무시하고 자신의 판단에 의해 수업계획을 세워 학생들을 가르쳤다. 작문이나 받아쓰기를 하면 잘못된 부분을 직접 고쳐주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행의 처음에 선만 그어주어 학생들이 스스로 깨우치게 했다. 협동수업을 통해 공책을 바꾸어 보며 동료학생들의 실수를 찾는 방식도 활용했다. 교육에 필요한 교재를 자비로 구입하고 자연관찰이나 탐방교육 비용도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이면 스스로 부담했다. 하지만 가장 놀랄만한 사실은 학생들에게 개념노트를 만들게 해서 개념을 익히게 한 점이다. 비트겐슈타인의 이런 교육은 지식을 이해하는 핵심이 개념에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즈음에 초등학생들을 위한 사전을 편찬하기도 하는데 이는 그의 대표작인 <논리철학 논고>와 함께 그가 생전에 출판한 유일한 책이기도 하다. 개념과 언어의 활용을 중시한 비트겐슈타인은 <논리철학 논고>를 집필할 때도 마치 사전을 만들듯이 개념을 정의하는 독특한 서술방식을 사용했는데 이것만 봐도 비트겐슈타인이 언어의 개념을 얼마나 중시했는지를 알 수 있다. 비트겐슈타인과 관련하여 나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그의 철학보다 교육방식이다. 특히 초등학생들에게 자신만의 개념노트를 만들어 공부하게 한 것과 사전을 직접 만들어 학생들에게 사전을 활용하여 공부하는 방법을 알려준 점은 케인즈의 표현처럼 신(神)이 초등학교에 강림한 모습 그 자체였다. 개념을 익히는 공부방법은 천재들이 해왔던 공부방법이 아닌가? 신의 강림이라고 외쳤던 케인즈의 표현처럼 비트겐슈타인이야말로 공부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강림한 “공부의 신”이라 해도 전혀 부족하지 않을 인물이다. 하지만 비트겐슈타인 자신의 말처럼 말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 침묵해야 한다면 ‘공부의 신’이란 의미 없는 말장난이며 오히려 그를 화나게 하는 칭호가 될 뿐이다. ▪ 페르미, 개념을 수정하며 개념을 창조하다 20세기 이후의 물리학자로는 드물게 실험과 이론 양쪽 방면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엔리코 페르미(1901~1954)는 이탈리아 출신의 물리학자,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이다. 페르미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그의 일화를 통해 알아보자. 노벨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리처드 파인만의 말을 빌자면, 그가 만난 물리학자 중에 천재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이다. 파인만이 몇 달을 끙끙대며 계산한 문제를 어느 학술대회장에서 페르미를 만나 얘기하려하자, 페르미가 입을 가리면서 잠시 속셈을 하더니 답을 말했다는 이야기는 아주 유명한 일화이다. 이재영 <탁월함에 이르는 노트의 비밀> 페르미는 천재가 인정한 천재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다. 페르미가 어떻게 공부했기에 노벨 물리학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리처드 파인만을 놀라게 했을까? 페르미의 공부방법을 알 수 있는 기록을 보자. 엔리코 페르미 또한 학문을 하는 올바른 방법이 개념을 익히는 것에 있음을 알았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개념을 이해하기 쉽게 재정립하려는 노력을 해왔던 인물임도 알 수 있다. 실제 페르미는 어려운 내용의 강의를 쉽게 했던 것으로도 유명한데 그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모든 개념을 쉽게 풀어서 재정립하려는 그의 수고에 있었을 것이다. 우리 사회에는 고수와 하수를 구분하는 말이 있다. ‘고수는 아무리 어려운 내용도 쉽게 말하고, 하수는 아무리 쉬운 내용도 어렵게 말한다’는 말이 그것이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쉽게 얘기하면 하수처럼 보이고, 어렵게 얘기해야 고수처럼 보인다. 그래서 고수는 고수만이 알아본다는 말이 있는지 모르겠다. 학문과 지식의 시각에서 보면 천재란 개념을 만들어내는 개념의 창조자이다. 뉴턴은 중력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냈으며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의 개념을 만들어 냈다. 페르미를 보면서 이런 천재의 정의를 새롭게 수정해야 함을 새삼 느낀다. 천재란 무엇인가? 천재란 개념을 수정하는 사람이다. 지식의 개념어는 일상어와는 달리 처음에 만든 사람이 있다. 그것이 일상어와 개념어의 차이이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우는 전문용어는 모두가 천재들의 뛰어난 탐구열정에 의하여 창조된 개념어이다. 천재들이 만들어낸 개념을 익히는 일이 어디 쉽기만 하겠는가? 당연히 개념을 공부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어려운 개념을 쉽게 수정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개념을 공유하게 하는 일도 분명 쉬운 일이 아니며 개념의 창조만큼 어려운 일이다. 페르미는 그 일을 해낸 사람이다. 하지만 페르미의 빛나는 업적이 모든 물리학의 개념을 노트에 하나씩 적으며 공부했기에 가능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누구나 처음에는 하나의 개념에서 학문의 첫발을 내딛는다. 그리고 대부분은 그 첫 발자국을 내디뎠던 기억을 빠르게 잊고 걷는 것을 중단한다. 페르미는 그 첫 발자국으로부터 시작하여 걸음을 멈추지 않았던 인물이다. 하나의 개념에서 새로운 개념이 확장되고, 그 확장된 개념이 새롭게 수정되며, 더 나아가 인류사에 길이 빛나는 새로운 개념이 탄생한다. 5. 수능수석과 고시합격생은 어떻게 공부했는가 ▪ 수험생과 개념학습 지금까지 개념학습과 풀어쓰기 그리고 개념학습을 통해 학습성공을 이룬 학문의 천재들 중 몇 명을 살펴보았다. 수험생 중에는 학문의 천재를 소망하는 것이 아니라 소박하게 수능이나 고시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학문의 천재를 바라지 않는데 굳이 이렇게 힘든 방법을 공부에 적용해야 하는지 두려움과 갈등에 혼란스러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갈등과는 달리 지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수험생이라면 자신의 공부방법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하며 더욱 더 개념학습을 철저히 하겠다고 다짐하는 수험생도 있을 것이다. 여전히 개념학습에 대해 두려움과 의심을 거두지 않은 학습자를 위해 이제 남의 나라 사례가 아닌 우리나라의 사례, 그리고 학문의 천재가 아닌 수능과 고시라는 현실적 문제에 맞는 이야기로 개념학습을 마무리 하려 한다. ▪ 장승수, 개념학습으로 이룬 수능수석과 사법고시 합격 우리에게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로 유명한 장승수 변호사의 사례를 보자. 장승수 변호사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막노동 일을 하면서 5수 끝에 서울대 법대를 수석 합격해 화제를 모았던 인물이다. 장승수 변호사는 어려운 가정환경 때문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가스통 배달, 식당 물수건 배달, 신문배달, 택시운전, 포크레인 조수 등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였다. 서울대 수석합격 당시에도 공사현장에서 건설노동자로 일하던 중 수석을 통지 받은 일화는 유명하다. 고등학교 시절 공부를 잘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던 장승수 변호사가 어떻게 공부를 했기에 수능 문과 수석과 서울대 법대 수석, 그리고 어려운 사법고시까지 합격할 수 있었을까? 장승수 변호사는 그의 자서전이라 할 수 있는 저서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에서 그가 공부했던 방법을 소개한 적이 있는데 개념학습과 관련하여 놀라운 고백을 한다. 장승수 변호사는 책을 읽을 때 자기가 잘 모르는 개념이나 단어가 나오면 무조건 사전을 이용해서 그 뜻과 의미를 찾으며 공부했다고 한다. 심지어는 수학을 공부할 때도 모르는 개념을 국어사전을 찾으며 공부했다. 이렇게 공부하면 당연히 진도가 늦어질 수밖에 없는데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진도가 2~3쪽 밖에 나가지 못한 날도 있었다고 한다. 물론 그가 이렇게 공부하게 된 것은 수능을 연속적으로 실패하고 난 후에 자신의 공부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우리사회에는 이렇게 개념학습이나 풀어쓰기와 같은 기본적인 공부방법을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이도 스스로 깨달아서 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이런 모습이 우리 주위에 있는 우등생들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공부를 잘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특별한 능력이 있는데 그것을 메타인지능력이라 한다. 메타인지란 공부나 일을 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문제를 인지하고 그 해결책을 계속해서 찾아가는 능력을 말한다. 이와 같이 소수의 우등생들은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하며 스스로 자신의 문제점을 찾아내고 그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다. 문제의 해결책을 찾을 때는 다른 사람의 경험이나 외부의 모든 정보를 다 이용한다. 문제를 인지하고, 문제의 답을 찾는다. 매우 간단한 원리지만 실제 현실에서 이것을 이루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운좋게도 장승수 변호사는 자신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해결했다. 그리고 그러한 문제해결의 중심에는 개념학습과 개념풀어쓰기가 조용히 자리하고 있었다. 6. 이해능력을 어떻게 향상시키는가 일주일 단위로 익히는 개념의 양을 늘려라 수능 1등급과 9등급 학생은 당연히 이해능력에서 차이가 난다. 그렇다면 9등급 학생이 등급이 하나씩 올라서 1등급으로 가기 위해서는 무엇이 향상되어야 할까? 나는 앞서 이해는 질적인 개념이 아니라 양적인 개념이라고 얘기했다. 수험생의 이해능력은 정량적으로 측정이 가능한데 일주일 동안 배운 개념을 얼마나 습득했느냐에 달려있다. 수험생들이 일주일 동안 학교에서 배우는 개념의 숫자는 학년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대략 40~80개 정도가 될 것이다. 1등급 수험생들은 이러한 개념을 비교적 정확하게 습득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수험생들은 앞에서 지적했듯이 지식을 관람하고 관광하지 배운 개념을 익히는 것을 미룬다. 수험생이 꾸준히 일주일 단위로 배운 개념을 미루지 않고 습득해야 하는 이유는 수능이나 고시와 같은 시험이 교과서 전체를 수험범위로 하기 때문이다. 많은 과목과 학습량을 시험당일까지 익히기 위해서는 평상시에 배운 개념을 미루지 않고 익혀야 교과서 전체를 습득할 수 있다. 결국 9등급 학생이 이해능력이 향상되려면 일주일 동안 배운 개념을 익히는 숫자를 점차 늘려나가야 한다. 수험생들이 일주일 동안 익히는 개념의 숫자가 평균적으로 40개 정도만 꾸준히 이루어진다면 이해나 시험에 특별한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개념노트를 별도로 준비해서 필기하고 공부하면 도움이 된다. 혹은 학습일지를 쓰면서 일지에 개념을 적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7. 수험의 적을 올바로 알자 ▪ 수험생의 적은 시험출제자이다 강연장에서 청중들에게 질문을 한다. “수험생의 적은 누구인가요?’’ “동료 수험생이요”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은 일반적으로 같은 수험생이라 대답한다. 동료 수험생을 선의의 경쟁자라 하지 않던가? 그러면 나는 정답이 아니라며 다시 생각해보라고 한다. 어떤 학생은 ‘자기 자신’이라는 성숙한 답을 말하기도 한다. 그 외 여러 가지 답을 내어놓긴 하지만 원하는 답은 아니었기에 결국 내가 정답을 말한다. 수험생의 진짜 적은 동료 수험생이 아니라 시험을 출제하는 출제자이다. 수험생의 적이 누구인가가 뭐 그렇게 중요하냐고 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이 싸워야 하는 적이 누구인지를 알아야 그에 맞춘 전략과 전술을 준비할 수 있다. 학교에 연수를 가서 학생들에게 수능을 누가 출제하는지 물어 본 적이 있다. 나는 당연히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한번은 중학교에서 연수를 할 때였는데 학생들이 입을 모아 큰소리로 합창한 것은 놀랍게도 ‘EBS’ 였다. 그 외 교육청에서 출제한다는 학생도 있었고 모르겠다고 대답한 학생도 있었다. 막연하게 학교의 선생님이라고 대답한 학생도 있었다. 물론 ‘EBS’를 합창한 아이들이 다행히 중학교 학생들 이었지만 고등학교에 가서 물어봐도 출제기관을 정확히 모르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다. 적을 모르는데 어떻게 싸울 수 있겠는가? 시험은 출제자와 수험생간의 한판의 머리싸움이다. 그래서 수험생은 출제자의 마음을 잘 알아야 한다. 시험의 경쟁자를 동료 수험생으로 생각하면 수험공부의 기준을 합리적으로 정할 수 없다. 동료수험생을 경쟁자로 생각하면 수험공부의 기준이 ‘남보다 열심히’ 이다. 이런 기준은 언뜻 맞는 듯이 보이지만 합리적이지 못하다. 수험생들은 실제로 최상위권 수험생들이 얼마나 열심히 공부하는지 모른다. 수능뿐만 아니라 고시도 마찬가지다. 원칙은 남보다 더 열심히 인데 남들이 얼마나 열심히 공부를 하는지 모르는데 어떻게 합리적인 기준을 정하고 평가를 할 수 있겠는가? 결국 ‘남보다 더 열심히’는 노력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추상적인 슬로건에 불과하다. 하지만 출제자가 시험을 어떻게 출제하는지를 알고 그에 맞는 공부전략을 세우는 것은 ‘남보다 더 열심히’와 같은 추상적인 기준과는 분명 다르다. 공부를 얼마만큼 해야 하는지에 대한 합리적 기준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수험생이 도달해야 하는 공부의 목표는 다른 수험생보다 더 많이 하거나 더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학습과 문제해결능력이다. 수험생이 교과서와 문제집을 완벽하게 익히고 수험장에 갈 수 있다면 남보다 더 열심히 할 필요가 없다. 완전학습과 문제해결능력은 다른 수험생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는 공부의 목표이다. 물론 평가의 지향점이기도 하다. 이렇게 자신이 싸워야 하는 적이 누구인지, 자신이 공부해야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면 다른 수험생이 나보다 더 열심히 한다고 불안해 할 필요가 없고 다른 수험생이 나보다 더 열심히 안 한다고 안심하지도 않는다. 시험은 수험생간의 눈치 보기가 아니다. 시험은 수험생들이 도달해야 하는 지적인 수준이 정해져 있다. 수험생이 그 도달점에 이르지 못하면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해도 수험합격은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시험에서도 전쟁과 같이 자신이 싸워야 할 적이 누군지, 자신이 공부할 목표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 ▪ 수능출제자는 어떻게 시험을 출제하는가 지금까지는 학습자의 입장에서 개념학습의 중요성과 그 방법을 살펴보았다. 수험생은 학문을 연구하는 학자가 아니다. 그러기에 아무리 올바른 공부방법이라 하더라도 시험과 연관시킬 수 없다면 수험생에게는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학문을 하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시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그런 방법이 수험생에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래서 수험생이 진짜 싸워야 하는 당사자인 출제자의 입장을 파악해보기로 했다. 시험을 출제하는 사람은 시험문제를 낼 때 어떤 문제를 출제하는지 그리고 출제경향과 개념학습이 얼마나 관련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살펴보자. 시험은 대개 평가의 목표나 내용이 일관성을 갖고 있다. 그렇지 않다면 출제와 평가, 수험생 모두에게 혼란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는 매년 수험공부의 혼란을 줄이고자 수능출제에 대한 안내서를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그 책자가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학습방법 안내,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이렇게 준비하세요’ 이다. 책에는 수능에 대한 평가의 목표, 출제기본 방향, 학습방법 등이 자세하고 친절하게 나와 있다. 이 책을 살펴보면 문제출제와 관련한 내용을 살펴보면 모든 교과목에 공통적으로 기본개념의 이해를 측정하는 문제를 출제한다고 나와 있다. 평가원의 자료집을 살펴보면 수능출제와 관련해 개념을 언급한 비율이 매우 높다. 한 마디로 수능은 개념을 얼마나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는지가 평가의 기본임을 알 수 있고 또 그렇게 밝히고 있다. 평가원의 학습방향의 제시도 온통 개념을 철저히 이해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어쩌면 평가원의 안내서는 시험문제의 답을 미리 가르쳐주고 있는 답안지일지도 모른다. 출제자가 시험을 이렇게 내겠다고 이만큼 미리 친절하게 알려주는 시험이 어디 있는가? 그런데도 학생들은 지독히 개념을 공부하지 않는다. 학생들이 개념을 공부하지 않는 이유는 지능이 낮은 것도 아니요, 이해력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단지 개념을 익히는 것이 귀찮기 때문이다. 개념을 묻는 시험은 수능만이 아니다. 지식의 평가는 대개 개념의 이해와 적용을 물을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개념의 이해와 적용이 지식을 평가하는 본래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더 높은 수준의 학문을 익히기 위한 입학시험에서 수험생들이 개념을 얼마나 탄탄하게 공부했느냐를 알아보는 것보다 더 중요한 잣대는 없다. 평가원이 개념을 묻는 문제를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기본으로 삼고, 대학도 그러한 평가기준에 동의한다는 사실은 우리사회의 지성이 얼마나 잘 작동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증거다. 흔히 얘기하는 일류대학과 삼류대학의 차이는 학생들의 지능도 아니고 외모도 아니다. 학생들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개념의 숫자의 차이일 뿐이다. 8. 교과서가 답이다 교과서는 개념을 가장 잘 설명한 책 나는 공부의 기본에 관한 글을 지금 쓰고 있다. 하지만 과연 이 글이 수험생들의 공부방법에 얼마나 변화를 가져올지 여전히 두렵고 의심스럽다. 그럼에도 희망을 품고 있는 것은 우리사회에 지성이 올바로 작동되고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 가서 연수를 하면서 학생들에게 공부할 때 사전을 얼마나 활용하는지를 물어보면 거의 활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심지어는 사전이 없는 학생도 있다. 연수 때 사전을 꼭 가져오라고 하면 중ㆍ고등학생이 초등학교 때 사용했던 사전을 들고 오는 경우도 있다. 개념은 사전에만 있지 않다. 교과서가 중요한 이유는 교과서는 기본개념을 가장 잘 설명한 책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공부를 할 때 사전을 찾아야 하는 이유는 과거에 교과서에서 배운 개념을 망각했기 때문이다. 지나간 모든 교과서를 뒤질 수는 없지 않은가? 국어사전이 개념을 해결하는 만능이 아닌 것도 알아야 한다. 올바른 개념의 습득은 교과서가 가장 좋은 교재이다. 우리는 과거에 학력고사나 수능에서 수석을 했던 학생들이 마치 입이라도 맞추듯이 교과서를 철저하게 공부했다는 고백을 기억할 것이다. 사실 우리는 그 말을 흘려들었다. 그러면서 다른 비법이 있을 거라고 스스로 위안했다. 교과서만큼 개념을 익히기에 좋은 책은 없다. 우리가 이것을 알면 수석합격자들이 왜 그렇게도 지독하게 교과서에 집착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